브라티슬라바3 슬로바키아 -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것들을 찾아서 제목을 저렇게 지으니 우울증을 지속적으로 겪은 사람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오감을 다시 일깨우려고 움직인 것 같아 좀 과장한 느낌이 들지만, 부분적으로는 맞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내가 가진 디폴트 우울감이란 정혈로 인한 아주 규칙적인 감정변화가 있는데, 여행을 하면서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던 일들 포함)들이 중간에 잊을만 하면 한번씩 생겨서 그 어느때보다 더 잦은 일희일비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좀 잦아든다면 이 여행이 덜 불안해질것 같다. 사실 대사관 직원과 몇번의 통화를 하고 메일로 '습득물 보관하게 될 시 무기한 보관 가능' 이라는 결론을 보게되니 꼭 찾겠다하는 미련은 접게 되었다. 누가 소매치기든 분실이든 잠깐이면 떠날 외국인의 돈을 안 만지겠는가? 어쩌면 당연한 일이나 적.. 2020. 1. 16. 슬로바키아 - 아......브라티슬라바성이여 정류장을 잘못 찾게된 이유는 아마 내 스마트폰 GPS 센서가 좋지 못해서일거다. 아무리 보급형폰이라지만(엘지 q7) 1년도 되지 않아 이렇게 상태가 안 좋아질 줄은 몰랐다. 외장메모리를 사서 용량을 늘렸지만 알아보니 램 자체가 좋지 않은 버전이라 폰으로 뭔가를 계속 할 수록 반응이 느려지고 렉이 걸린다. 약간의 한탄을 하고 지하보도로 올바른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이날 브라티슬라바성을 꼭 갔어야 하는 이유는 지금 또 생각해보니 매월 첫째주 일요일은 무료입장일이라는 정보를 프리워킹투어에서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버스를 타서 오르막을 걷는 거리를 최소화했다. GPS가 또 작동하지 않아 약간 헤맸지만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가길래 나도 따라서 가니 성 입구가 보이는 듯 했다. 성은 그렇게 오래되보이지 않는다. .. 2020. 1. 14. 슬로바키아 - 오랜만에 느끼는 한적함 체코를 떠나는 건 마치 어려운 챕터 하나를 끝내는 기분이었다.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로 가는 열차는 이전에도 여러 번 들렸었던 프라하 기차역에서 탈 수 있었다. 승강장 번호가 너무 늦게 떴고 15분 정도 지연되는 바람에 뭔 일이 또 나는거 아니야? 하는 발목 잡힐 것 같은 불안이 잠깐 있었지만 기차는 아무 문제 없이 출발했다. 2등석을 끊었는데 6자리씩 한칸으로 구성되어 있어 따로 문을 닫을 수도 있고 온도와 조명, 방송음량까지 조절하는 레버가 있어 2등석 치고는 굉장히 놀라운 구석이 있었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이런 설계가 맘에 든다. 4시간 동안 거의 혼자 한칸을 다 차지하며 매우 평화롭게 브라티슬라바에 도착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랬듯이 "여기는 브라티슬라바역입니다." 하는 방송 하나 없었어서.. 2020. 1. 12. 이전 1 다음